자주 다니는 미용실이 있다.
이제 2년정도 다녔으니, 그 미용실의 단골로 불러도 좋을 정도이다.
며칠 전에도 머리를 손보려 들렀다.
그 미용실에는 항상 내 머리를 만져주는 전담 미용사 - 헤어 디자이너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- 누나가 계신다.
나는 낯선 사람들에게는 말을 잘 하는 편이지만, 조금 더 알게된 후에는 말을 아주 많이하거나, 적게하는
양면을 유지하는 스타일인데, 그 누나를 만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된다.
이번엔 올림픽 이야기가 나왔다.
M "그나저나, 올림픽에서 메달따고 순위 높아지고... 그런게 좋아요?"
F "그럼요, 예전엔 불가능한 일이었잖아요. 하지만 지금은 10위 안에 드는건데, 얼마나 대단해요."
M "올림픽 10위 안에 드는거랑 우리가 사는거랑 별 상관은 없지 않아요?"
F "그래도 못사는 나라들 보세요. 우리가 이만큼 잘 살게 되니깐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이 나오는거 아닐까요?"
M "뭐, 그렇네요..."
답답했다.
올림픽에서 10위 안에 드는거랑, 당신의 삶이랑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,
잘 살게 되는 것은 그런 말초적인 느낌보다는 현실이 더 중요한 것인데.
현실에서는, 우리의 상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바로 '돈'때문에 걱정하고 있다.
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자위하지 말자.
나라가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면, 그 나라에 사는 사람들 또한 살림살이가 나아져야하는게 정상이잖아.
물론, 명목상 소득, 즉 숫자는 커지고 있을지 모르지만,
여러 이유로 인해 내가 쓸수 있는 온전한 내 돈, 실질적인 가처분 소득은 줄고 있다.
부유한 사람들은 부유해져야할 정당한 근거를 갖고 있는가?
가난한 사람들은 가난하게 살아야할 정당한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?
태어나자마자 부모의 가짐과 못가짐에따라 자신의 경제적 -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신분이나 다를바 없는 - 상황을
인정하고 이겨내야 하는것인가?
은퇴하고 나서는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고 그 전에 미리 차곡차곡 돈을 모아야만 할까?
그냥 그렇다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이제는 바꿔보고 싶다.
한번 더 생각하고 한번 더 물어보는 자세를 지켜나가고 싶다.
올림픽, 분명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였다.